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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동호 단장님과 컴퍼니 빌더가 되기로 했다"

기술과 꿈이 만나는 회사 바이오디자이너스 오성수 대표


바이오디자이너스는 작년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빌딩에서 사무실 오픈 기념식을 가졌다. 오성수 대표(사진)는 이동호 초대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단장과 함께 공동 창업했다.


바이오를 전공하고 1996년 글로벌 기업인 존슨앤드존슨그룹의 한국지사였던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의료기기의 마케팅/기술영업, 인허가업무와 바이오 사업기획 그리고 LG화학(구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에서 의약품 사업개발과 연구기획 및 전략적 투자업무를 담당했다. 지나온 길은 나에게 '바이오'라는 산업분야를 스터디하고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2007년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시작한 벤처캐피털에서 투자심사역 생활은 '투자' 라는 영역을 통해 산업과 금융을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소중한 기회였다.


글로벌 기업과 한국기업, 의료기기산업과 의약품산업, 제조업과 금융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서로 다른 경험은 나로 하여금 '다양한 관점'에서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를 바라보고 조망할 수 있게 해 준 과정이었다.


특히, 벤처캐피털에서 바이오 투자를 진행하면서 많은 연구자 분들의 소중한 '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다. 바이오 기업들에게 단순히 자금조달이라는 차원을 넘어 성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였고, 개인적으로는 투자업체를 통해 간접적이지만 조그마한 내 '꿈'을 실현하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나의 상상 속에서 혹은 나의 꿈 속에서 투자업체 임직원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하는 시간들을 가지는 것은 꽤나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투자라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수단을 통해 '배려'라는 것도 실천하려고 노력하였으나 펀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쉽지는 않은 현실에 직면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단의 2기 투자심의위원을 맡아 2년이라는 시간동안 국내의 수많은 신약과제들을 검토해 보고 각 분야 전문가들인 투자심의위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신랄하게 토론하고 경청하면서 나의 '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획하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는 크게 세가지였다.


하나, 국내 바이오 산업이 향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제2의 반도체 혹은 스마트폰 산업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까?


둘, 그 과정에서 나의 미천한 경험들을 어떻게 적용하고 또 조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셋, 이게 정말 내가 바라는 꿈이 맞는가?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나는 제넨테크, 암젠, 길리어드 같은 롤 모델을 대한민국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두번째 답을 찾으려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단 등에서 프로세스와 나의 역할을 고민하였다. 그리고 세번째 답이 맞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돌이켜보면 지난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정책의 큰 기조였고, 이로 인해 연구자들의 창업이 어느때 보다도 매우 활발해지고, 이제 벤처투자는 과거의 벤처캐피털의 영역이 아니라 개인에서부터 심지어 은행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투자할 수 있는 영역 및 환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창업자 혹은 창업과 연계된 생태계에서 일부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시행착오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바이오 기술의 창업 및 그와 연계된 산업의 생태계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며 차세대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면서 과연 민간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었고 여기에 나의 조그마한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2019년 봄부터 준비하여 그해 12월 창업을 결심하고, 2020년 3월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업무를 마치고,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단의 초기 단장을 역임하셨던 이동호 단장님과 함께 공동창업자로서 '바이오디자이너스' 라는 컴퍼니빌더를 창업하였다.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오디자이너스는 “바이오 기술을 바이오 기업으로 디자인하는 일”을 하며 기술과 꿈이 일치하는 회사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담아 또 다른 꿈을 연결시키고자 창업하였다. “컴퍼니빌더”를 사업모델로 기획한 것은 수많은 연구자 및 창업자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분석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고, 나는 연구자 분들의 꿈을 현실화시키고 성장의 기회를 공유하고 싶었다.


바이오 투자 전문가와 의료 전문가의 만남, 그리고 이 둘이 공동으로 창업한 바이오디자이너스는 성장성 높은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을 '투심위원' 및 '멘토링 그룹'으로 구성하여 개발 전문성과 효율성 및 스피드를 높일 예정이며, 2020년은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파이프라인을 준비하는 한해였다.


그러나 창업을 결정하고 난 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찾아왔고 과연 지금 창업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주변에서 들려왔으며 더욱이 정부정책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기존 벤처캐피털 및 200여개에 가까운 엑셀러레이터 등 창업 및 투자와 관련된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초기 기술을 소싱하여 창업하는 일이 매우 어려움을 느낀 한해이기도 했다.


2021년 새해다. 역사적으로 보면 늘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기회였다. 그리고 위기에 처했을 때 늘 내 자신에게 했던 말, 'Back to the basics'를 되뇌며 다시 시작하였던 일들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에서 바이오디자이너스는 내가 생각하였던 포지션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더구나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민간 차원의 디자이너로서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2021년 12월에도 나는 많은 변화를 일으킨 2020년 12월처럼 다시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것이다.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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